생략된 메챠쿠챠 중에
준수는 4년동안 수절했는데 재유 원나잇 2회 들킴. 근데 니 때문이라고 울어서(?) 못따짐.
Posts by 아카니아
썰 푸느라 이 뒤에 생략된 거.
이 길로 그대로 가장 가까운 호텔 가서 1박 2일 메챠쿠챠했고, 둘 다 유료주차비 왕창 깨졌어요. 차 옮길 생각을 못함...
내일은 조금 더 좋은 하루가 될 것 같다고 재유는 생각해.
여기까지 썰 끝!! 요기까지 보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안해본 말도 아닌데 입에 잘 안붙네. 휴대폰 너머로 준수 목소리가 안 들려. 제 말을 기다려주는 거야, 얘기를 안한다고 섭섭해하는 대신에. 기다리면 해줄 거라는 걸, 노력해줄 거라는 걸 아니까.
내도, 어, 그, 니 종일 보고 싶었다... 응, 진짜. 어. 쪼매 있다 보자, 준수.
통화 끊고, 좀 벌게진 얼굴을 에어컨 바람에 식히고 악셀을 밟아. 운전중이었으면 사고났겠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더 솔직해진 하루였다고 생각하면, 그리고 휴대폰 너머 준수 목소리에서 좋아하는 게 느껴져서...
햄, 저녁 먹으러 안가요?
선약있다, 맛있게 무라.
오... 그분 만나러 가시남?
놀림조 가득한 태성 말에 미간 팍 찌푸리던 재유가 빽 소리치고 본인 차로 거의 도망가듯 뛰어감. 태성인 걍 깔깔대다 손 대충 흔들어줌. 그리고 차 타자마자 시동켜고 준수한테 전화함.
내 지금 출발한다, 어. 어... 모임 니도 들었나? 하라고 했다. 어, 뭐... 그거 땜시 공태성 금마가 내 놀리느라 바쁘디. 쪼매... 흑역사가 있다. 얘기하기 싫은데. 아, 그라믄 내가 얘기해야지. 어야, 알았다. 어...
결국 내 덕이네?
그렇다고 치던가.
2주쯤 뒤, 지상고 모임 다시 하자고 얘기나왔는데 어쩔거냐고 묻는 태성한테 재유가 해라, 나갈테니까. 라고 대답해서 재결합 눈치챈 태성이 퇴근길에 캐물으니까 대충 글케 됐다고 대답해줌.
햄, 좀 솔직해지기로 한 거 아니었나?
내가 니한테까지 솔직해져서 뭐 어쩌게?
이런 말은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얘기하는 사람이 지금까진 왜 그러셨대?
공태성이 니 진짜 짜증난다.
이러면서 주차장 쪽으로 감. 태성이 갸웃함. 아까 다른 동료 몇몇이랑 밥 먹기로 한 거 아니었나? 태성인 그쪽으로 가려던 참이었음.
내가 이해를 잘못한 게 아니라면, 재유. 나랑...
... 다시 시작할까, 준수.
이번에는 내가 니한테 꼬박꼬박 내 얘기하고, 니가 딴사람이랑 열애설 나면 처신 똑바로하라고 꼬장부리고... 아프면 좀 와달라카고, 뜬금없이 새벽에 보고싶다고 전화도 하는... 그런 연애할까, 준수야.
얘기하다보니 알겠어. 참고 배려하고, 널 위한다는 말로 덮어두었던, 너무나도 당연한 욕심이 버젓이 존재하는, 아주 평범한 마음.
내랑 그런 연애하자. 그렇게 다시 시작해보자.
내한테도 니를 위해 내를 깎아낼 기회를 줘.
이해하려고 노력은 니가 더했는데. 배려는, 니도 했는데. 답답해서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 안한건 내였고, 니 속상한거 못알아준 것도 내잖아... 속이려한 건 아니었지만 몇번이고 눈감고 넘어가려고 애쓴 것도 니고, 그 말이 의심이 아니었다는건 내도 이젠 잘 아는데....
두번 헤어지고 싶진 않다던 말, 계속 곱씹으니까 두번 다시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밖엔 생각되질 않았어.
내가 더 이해할게. 네가 배려하는 만큼 나도 너 배려할게. 몰라서 답답하면 그냥 물어볼게. 속상해하기 전에 얘기하고, 속으라고 하면 속을게. 네 마음 의심하는 얘기 같은 건 절대 안할게.
횡설수설 꺼내는 말끝에 점점 물기가 어려.
준수의 애원에 재유가 입술을 달싹이다 다물어. 하고 싶은 말이, 이젠 대답할 말이 넘쳐나서.
근데 숨기려고 해도 이제 티가 나는 게 준수한테 유튜브에서 잼게 본 영상 보여주려고 켰다가 피드 전부 준수준수준수로 도배된 거 들키고 ㅠㅠ 미처 못 치운 잡지, 굿즈들을 들키기도 하고.. 결국 이렇게 살 수는 없다.. 내가 준수에게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끝에 잠수탐 (이때부터 성준수의 긴 방황기가 시작됨)
다 오래 갈거라고 믿고 만나지... 우리도 서로 이렇게 될 줄 알고 사귄 건 아니었잖아.
... 그래서?
이제 끝인가보다. 겁쟁이의 말로는 이런거구나, 재유 반쯤 체념함. 눈물이 좀 날 것 같긴한데 염치가 없어서 꾹꾹 참고 먹먹하게 물으니까 나란히 걷던 준수가 걸음 멈춘 재유 앞에 서.
그러니까, 역시 우린 다시 만나는 게 맞는 거 같아.
재유. 지난번에 얘기하던 거 말인데. 일단 미안해. 너한테 계속 사과만 해대서 좀 저기한데, 그래도 미안.
준수가 굳은 얼굴로 사과해. 이게 무슨 뜻인지 재유는 잘 모르겠음. 그때 헤어진거 아니라던 건 실수였다고, 헤어진거 맞으니 앞으로는 각자 자기길을 가자는 건지... 그냥 나쁜쪽만 생각하게 됨.
두번 헤어지고 싶지 않다던 네 말, 되게 많이 생각나더라. 그 자리에선 안 헤어지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하려 했는데 계속 생각해보니까 그게 널 상처주는 말이었을 거 같더라. 헤어질거 생각하고 만나는 사람이 어딨어,
답례품 가방 덜렁덜렁 들고 결혼식장 근처 공원으로 걸으면서 시답잖은 얘기나 좀 함. 차 갖고 왔냐, 주차는 어디다 했냐. 답례품 이거 수건 같은데. 뭐 이런거... 준수도 쉽게 본론을 안 꺼내고, 재유는 말하고 싶은데 선뜻 말이 안나와. 가오 이런 게 문제가 아니라 막상 말하려니... 그래, 무서워. 얘기하자고 마음 먹었는데 이젠 혹시 준수 마음이 변해서 늦었다고 할까봐 무서워. 이럴 줄 알았으면 태성이랑 밥 먹은 다음날에 그냥 전화할걸. 무슨 각오네 뭐네 해서 차일피일 미루었을까. 내 진짜 비겁한 겁쟁이 맞다...
주변에서 저거 얼굴이 완전 민폐하객이라는 둥, 신랑도 너는 제일 끝에 서라는 둥 장난섞은 타박이 오가는데, 준수가 단체컷 끝나자마자 재유한테 성큼성큼 다가옴.
재유, 시간 있어?
어, 어.
준수한테 시간 내달라고 얘기하고 싶은건 재유도 마찬가지였으니까, 근데 준수가 먼저 다가오니까 떨떠름하게 고개 끄덕임. 그럼 식권은 답례품으로 바꾸고 나가자는 말에 또 홀린 사람처럼 따라가게 됨. 속으로는 밥 먹고 얘기하자고 해도 체하기만 할거라고 중얼대면서. 그렇게 둘이 식권반납하고 나옴.
남의 결혼식 와서 혼자 남들 모를 이유로 긴장한 사람된 재유가 어색하게 자리잡고 오며가며 아는 선배후배동료랑 인사하는데 준수가 식 시작할때까지 안오는 거야. 무슨 일이지, 싶은데 다은이 얘기해.
준수형 늦는다던데요, 길 막힌다고.
와 준수얘길 내한테 하는데.
찾고 계시니까?
쓰글자슥들... 그냥 모르는 척하라고.
걱정마요, 여기선 나랑 공태성 점마밖에 모름요.
쯔증는드...
티가 그렇게 났나, 자괴감 들 정도로 쉽게 들킨 속내에 뜨끔했음. 그리고 준수는 식 중간에 와서 자리에는 앉지 못하고 서 있다가 단체사진만 간신히 찍음.
시간은 훌쩍훌쩍 가고, 준수랑 만날 핑계는 없어. 부르면 올 거라는 거 아는데... 뭐라고 얘기해야하는거지, 싶어. 내가 넘 이기적이었다, 미안했다...너만 괜찮으면 우리 다시 시작해? 뻔뻔하잖아, 그렇게 헤어져놓고. 하지만 태성이 말도 맞지. 내가 노력해야한다. 그러다 동료농선 결혼식이 다가옴.
재유는 이날을 디데이로 잡음. 왜? 본인이 약속잡지 않아도 준수와 만날 수 있는 날이니까. 그때까지 뻔뻔해질 각오, 가오 내려놓을 다짐을 반복함. 공태성도 노오력이 필요하다 안카나.
태성이가 노력해도 안되는 게 있다고 했던건 까먹었음.
휴대폰을 ㅈㅈ으로 만들어버렷
점심부터 거하게 대패삼겹 구웠어요 근데 시간없어서 볶음밥 못먹고 옴
배부르당
배고프다!!
안 사귀던 당시 하나둘 사모은 준수 굿즈를 집에 전시에 두던 재유(이런 게 팬심이라는 건가..) 준수 놀러올 때마다 허겁지겁 정리함 아무래도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서.. 준수 돌아가면 다시 하나둘 꺼냄 이러면서도 준수 좋아한다는 생각은 못하고 지식인에 친구를 덕질하게 됐습니다.. 같은 거 올리는 상상만 함(실제로 하진x)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다 왔네요
준수 성격에 여기까지 참고, 기다리기까지 했는데. 곧장 들이받아도 모자랐을 성정으로 4년을 참아준 거였던 거다. 무려 4년이나. 정작 꼴사나운 건, 나였던 거지......
꿈에서 깨고, 일어나서 재유는 조금 울었음.
아, 정말 꼴사납다. 하고.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CU 화물연대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현재 나온 기사에서는 경찰의 책임은 털끝도 나오지 않네요
경찰과 CU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나만, 나만 이기적으로 널 사랑했구나. 날 깎아낼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렇게 널 사랑해왔다는 이유만으로. 깎아내는 것을 꼴사납다 여기면서.
재유, 저기, 난 말이야.
네가 궁금하고, 알고 싶어. 너에 대해 전부 다 알고 싶어져. 그리고... 너랑 많은 걸 해보고 싶어.
친구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건 너랑 전부 하고 싶어.
생각할 시간, 필요해?
그럼 기다릴게.
그때도, 물어봤어. 준수는, 그때도 노력했던 거야. 그마저도 고민할까봐 기다리겠다고 말해주었던 거야. 아, 준수는... 정말 자신을 깎아내려고 애를 썼던 거구나. 그러다 안 되던 날도 있었던 거야.
이날 밤에 태성은 집에 가서 딸랑구 돌반지 값 해주고 왔다고 은재한테 자랑함. 있는대로 가오잡으면서 저랑 딸 앞에서는 체면 같은 거 안 차리는 남편한테 궁디 팡팡해준 건 여담임.(저는 일찍 결혼한 태성은재를 좋아합니당, 이것이야말로 여담오브여담)
재유는 적당히 취해서 집에 와서는 다시 깊생함. 태성이 했던 말을 곱씹고, 준수가 했던 말을 곱씹고. 그러다 잠들었고, 그날은 꿈을 꾸었음.
준수가 고백하던 날의 꿈.
햄, 어쩌면 좋겠는지는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햄 본인한테 물어봐요.
전하 못 버리겠어요? 그럼 햄이 더 양보해요. 전하가 말하는 것처럼 미주알고주알 얘기 못하겠으면, 열 개 중에 다섯 개 정도는 얘기하는 노력을 하라고요. 질투도 좀 해주고. 그런 거 드럽게 신경쓰인다고, 전하보고 처신 똑바로 하라고 바가지도 긁어보고.
꼴사납다 아이가. 좋은 것만 보여줘도 모자란디.
그게 가오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햄은 초짜가 맞긴 하다.
니는 그래서 은재한테 막 울고불고 짜고 그랬나?
그러니까 결혼했잖아요?
...그래, 성공한 놈 말이 맞다.
비밀로 하려고 했던 것도 이해는 해요. 우리도 처음에 좀 어색하긴 했다. 햄들이 연애... 좀 낯선? 좀 어색한 조합 같잖아. 근데 보기에 좋으니까 말 안 해도 모르는 척해주자 했던 거지. 저 햄들이 좋아서 죽겠나보다, 하고.
.....모르는 척 해줬던 고맙다.
소주가 쓰다. 빈잔을 태성이 다시 채워주는 걸 다시 홀짝 넘겨버림. 그리고 재유는 한숨을 팍 쉬다 미간을 찌푸림.
니 그럼 내 얘긴 줄 알면서도 면전에 대고 말을 그렇게 했다고?
틀린 소리는 안 했다고요, 햄이 비겁한 겁쟁이고, 전하는 노력가인 건 맞잖아.
욕만 안하지, 말하는 게 꼭 전하 같네.
.........
뭐, 언제부터 사귄 건지는 고등학교 때부터 하는 짓이 계속 똑같아서 잘 몰랐는데 4년 전쯤에 헤어진 건 대충 눈치 깠다고요. 햄이 갑자기 군입대한다고 날라버리고, 전하 뻥져가지고 넋나갔단 얘기 김다한테 듣고 이 인간들 헤어졌구나, 했지. 우리가 알아차린 거 진짜 몰랐나?
몰랐다...
햄들 복무 마치고 돌아와서 우리 모임 한번도 안 했다 아이가. 그게 왜 안 했을 거 같은데? 우리도 다~ 눈치 본 거다.
비밀이었는데, 이걸 최소 네 명은 알았다니 뒤늦게 부끄러움이 밀려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