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보고 있었는데 보고 있는 티를 계속 안 내면 서운할까봐 티 좀 내봤어. 마음에 들어?
Posts by 아스타리온
어머나, 깜찍하긴. 어디다 신고할건데? 불주먹 용병단?
어디 보자, 오늘치로... 415골드?
매사 부지런하라는 하늘... 아니, 뱀파이어의 계시지.
천생연분이라는 거에 감사하기만 해!
어머? 좋음에 천생연분이라네.
귀염둥이 아기 바알? 아, 남들 앞에서라고? 그럼 우리 리더라고 부르지.
그건 좀 귀찮겠네... 서로 다음 기회를 노리자.
네 번 나눠서 보낸다는 선택지는 아직 남았어.
모아서 주려니까 선물코드로는 보낼 수 없네. 쳇.
그러니까 X코파이, 주스, 영화 예매권, 문화 상품권을 달라는 소리지? 영악하긴.
날 왜...?
난 내 반려가 백리스 스웨터를 입고 나랑 키스해주길 바란다!!!!!!!!!!!!!!!!!!!!!!!!!!!!!!
어머. 어차피 자기도 암시야 없잖아?
이야드 앞에서만 입을거야. 저렇게 등을 훤히 내놓고 어딜 다녀!
입어달라는 거야?!
[*종이 한 장을 넘기니 옅은 베르가못 향이 퍼집니다.*]
검은 가죽에 금박으로 장식된, 아스타리온의 작은 책. 옅은 베르가못 향이 나는 책으로, 매일 밤마다 마지막 빈 페이지가 글귀로 채워집니다.
[*여관에 놓인 작은 책 위로 달빛이 비칩니다. 책의 주인은... 아, 공교롭게도 자리에 없군요.*]
잠깐. 시국 때문에 좀 이상한데 난 그 색깔 아냐. 알지?
착한 아이네. 너랑은 아주... 오랫동안 알게 될 것 같단 말이야.
(*이 조그마한 시절부터 그렇게 커다랗게 자란 뒤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는 건 어쩌면 행운인지도 모르죠. 주술, 저주, 함정, 그 어떤 불길한 이름이었더라도 지금은 그저 축복일 뿐입니다. 물이 맺혀 떨어지는 속눈썹을 몇번 더 깜빡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물 밖으로 끌어 나옵니다.*)
자, 감동적인 약속은 이제 그만 하고. 옷 말리고 잘 시간이야. 꼬꼬마가 어딜 밤 늦게 다니려고 해.
(*태양빛에 밀려 가려지는 것이 별빛이라는데, 이런 태양빛이라면 얼마든지 가려져도 괜찮지 않을까요. 찬란하기 그지없는 반려의 심성에는 더 놀랄 구석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그렇지만도 않군요.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했던 나날이었습니다. 모든 고통받는 자를 돌본다는 일메이터에게마저 외면당한 삶이었죠. 어쩌면 그때 그 모든 신들에게 다 외면당한 이유는, 이제서야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품에서 멀어진 아이를 내려다보니 달빛에 비치는 수면이 좀 더 반짝입니다.*)
약속하지 않아도 만날 수 있을거야. 별은 그 자리에 있고,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니까.
(*아스타리온은 제 허리께를 꽉 안아주는 작은 몸을 끌어안아줍니다. 달빛이 비추는 물결 위는 오로지 작은 형상만을 비추고 있습니다.*)
약속했다가 만나지 못했을 때의 상실감으로 네가 슬퍼하면? 아니면 네 기억력이 너무너무 나빠서, 날 나쁜 뱀파이어 스폰이라고 생각하고 내 심장에 말뚝을 박으려고 들면? 그런 건 너무 슬프잖아. 그러니까 약속하지 말자.
(*그러곤 끌어안았던 아이의 몸 위로 두른 팔을 풀어냅니다. 작고 젖은 어깨를 감싸쥐고서, 물이 맺혔다 떨어지는 긴 속눈썹이 깜빡입니다.*)
(*가까이 다가온 아이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압니다. 다리 일부가 물에 담겨있지만, 보이는 것은 오직 투명한 물과 나뭇잎의 실루엣, 그리고 비춰지는 것 없이 이질적인 몸과 그걸 껴안은 아이의 모습입니다. 아, 이렇게 작은 품을 끌어안을 때의 느낌은 앞으로 영영 잊혀지지도 않을텐데. 앞으론 나보다 영영 커버리고, 다시는 제 품으로 돌아오지 않을 크기일텐데. 잊지 못하는 것을 지우지도 못하고 기억하며 살아가는 것은 형벌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요. 주술이든 함정이든 저주든, 영영 잊히지 않을 소중한 형벌.)
(*얼굴에 물을 정통으로 맞은 탓에 곱게 빗어 쓸어올린 머리가 금세 엉망이 됩니다. 물기를 머금고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창백한 피부에 들러붙고, 편안하고 하늘거리는 셔츠를 쫄딱 젖어들어갑니다. 저걸 잡아다 물에 박박 빨아주겠다는 일념으로 개울물에 첨벙거리며 들어갑니다. 다행히 아침 햇살에 불타지 않는 것처럼, 흐르는 물에 닿아도 별 문제는 없군요. 서로의 옷이 흠뻑 젖을 때까지 물장난을 치며 첨벙대는 소리가 숲을 울립니다.*)
(*아이가 대차게 물에 빠진 모습을 보면서도 깔깔 비웃어주는 모습이 썩 좋은 어른 같지는 않군요. 하지만 정작 물에 빠진 아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오히려 온전히 웃는 낯을 보여주는, 끝까지 제 탓을 할 줄 모르는 아이를 보며 잠시 웃음을 멈춥니다. 이야드. 늘 길을 잃는 아이. 그리고 길잡이가 되어주기 위한, 작은 별...*)
ㅡ어푸! 이게 물을 뿌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