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종종 떠올리면 벌컥벌컥 화가 올라오는 기억들이 있다. 화도 제때제때 내지 않으면 이런 식으로 눌어붙어 오래 남는다는 걸 알면서도 늘 화내는 일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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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면 아주 많은 것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잠시 소풍 온 것처럼 살다 가야지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호르몬 때문에 우울해지니깐 스스로에 대한 것보다 바깥 세상에 대한 절망이 밀려온다. 이거 내 나름대로 건강해진 거 아닐까. 천박한 자본주의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지긋지긋한 가부장제. 그리고 인간중심주의. 하여튼 인간들이 문제다. 우리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고!
여기도 자주 와야지.
나는 여기 마음이 소란할 때 들르는 편이었는데 요새 괜찮아서 잘 안 오게 되네.
아니에요 늘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그여
아 병(bottle)이 있냐는 말이었는데 말이 좀 이상하게 됐네요;; 철분제 우리집서 먹은 거 말하는 거 같아서ㅎㅎㅎ
병이 있어요?
잊고 있었던 감각들을 떠올린다.
신기한 타이밍에 새로운 사람 혹은 멀어졌던 사람들과의 만남이 겹겹이 성사되면서 기묘한 운명의 손 같은 걸 느낀다. 또다시 변화의 시기가 온다.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지인을 몇 주 전 우연히 마주쳐 반갑게 인사를 하고 다시 연락처를 주고 받아 오늘 만나서 밥을 먹으며 거의 십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업데이트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둘 다 괜찮은 방향으로 변화를 겪으며 나이를 먹은 것 같아서 좋았다.
‘괜찮음’에 도달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동안 얼마나 괜찮지 않았는지를 깨달았다
상대방에게 악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내가 상처를 받았다면 상대방을 미워해도 되는 거라고 친구가 말해주어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헉…
나는 그게 나를 갉아먹는다는 걸 알면서도 놓지 못했지 해로운 걸 알면서도 그만두지 못했지 그때는 내가 이렇게 너덜너덜 상처받고 있다는 걸 몰랐거든
마음의 방이 비어있는 시기가 좋다.
축하드려용 우왕
언니가 넌 니 맘대로 살아온 것치고 칼침 한번 안 맞은 게 신기하다고 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아보니 지금까지 얼마나 사람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왔는가를 돌아보게 된다
지금까지 해 온 어떤 선택도 후회하지 않고 ‘더 일찍 했더라면’류의 후회조차 없다. 적절한 타이밍에 내게 필요한 선택들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손이 나를 어딘가로 이끄는 것처럼 느낀다.
상처를 받으면서도 상대를 계속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도 있을 텐데 나는 그런 사람은 못 되는가 보지
아니 근데 이번엔 내가 일방적으로 상처만 너무 많이 받았잖아 어쩔 수 없지 될 대로 되었다
나는 무언가를 오랫동안 변함없이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이만큼 나이를 먹어버린 건 아닌가 문득 겁이 난다.
요새 내 세계가 넓어지는 느낌 좋다
누군가가 좋아지면 물불 안 가리고 상대방의 세계에 편입되려 애쓰는 버릇을 버려야겠다 필연적으로 답답해지게 되어 있다 답답한 줄도 모르는 상태로 갇히게 돼
애초에 넓은 세계를 가진 사람을 좋아하면 되겠지만 그게 내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아무튼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야만
이제 진짜 지나간 것 같다.
지금 같은 시기가 진짜 좋은 시기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기.
하지만 쉽게 찾아오지 않지
근데 나는 나의 판단력이 낮아지는 느낌을 좋아하는 거 같애
친구가 말했다 인간은 누군가를 좋아할 때 원숭이보다 판단력이 낮아진다고
한곳에 집중적으로 쏟아붓던 에너지를 다양한 방향으로 분산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는 것은 내가 사람을 좋아할 때 너무 무리하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자신을 우선순위에서 하위로 설정해버렸던 것 같다 나이를 먹어도 기질적인 부분은 크게 변하지 않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