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대만 가오슝·타이중·자이·타이베이 네 도시 여정 #세계테마기행 #대만여행대만족입니다 #EBS1 #가오슝 #타이중 #자이 #타이베이 #이란
EBS1 ‘세계테마기행’이 네 편에 걸친 ‘대만 여행, 대만족입니다’ 시리즈로 대만 곳곳의 일상과 풍경, 음식을 따라가는 여정을 선보인다. 이번 기행에서는 남부 항구 도시에서 수도 타이베이, 인근 소도시까지 이동하며 항구와 농촌, 골목과 야시장,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대만의 여러 얼굴을 차례로 살핀다. 진행은 김진곤 중국어과 교수가 맡는다.
첫 회차에서는 대만 최대 항구 도시 가오슝이 배경이 된다. 여행단은 옛 다거우 영국 영사관을 찾아 영국과 중국 사이 무역로 기착지였던 당시의 역사와 함께 시모노세키 조약 사본을 살펴본다. 이어 1965년에 조성된 군인 관사 단지 궈마오 단지로 이동해 반원 형태 건물이 늘어선 독특한 풍경과, 국공내전 이후 대륙에서 이주한 군인과 외성인들의 문화가 남아 있는 생활 공간을 마주한다.
가오슝·타이중에서 미식과 장인정신 따라가며 항구·농촌·골목까지 두루 담는 여행기. (사진=EBS)
가오슝 편에서는 이 도시를 떠받치는 먹거리와 노동의 현장도 함께 따라간다. 이른 새벽 긴 줄이 생기는 식당에서 튀긴 빵 요우티아오와 달걀 전 지단빙, 찐빵 바오즈로 하루를 시작하며 지역 주민들의 아침 식탁에 동행한다. 커즈랴오 어항에서는 대목을 맞아 제철 대삼치를 경매하는 현장을 찾고, 크기와 가격 모두가 눈에 띄는 삼치로 삼치구이와 튀김, 탕을 차려 겨울 바다향을 담은 만찬을 맛본다.
농촌 풍경은 가오슝 인근 메이농 마을에서 이어진다. 겨울철 어른 허리까지 자란 논에서 2m 길이의 수련 예롄을 수확하는 장면을 통해, 배고픈 시절 허기를 달래던 음식이 현재에는 건강식으로 자리 잡은 변화를 비춘다. 마지막으로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산속 식당을 찾아, 굴뚝 모양 화덕 안 항아리에 산양고기와 13가지 한약재, 술을 넣고 진흙으로 밀봉해 24시간 동안 왕겨 불로 익히는 한방 요리가 소개된다. 두 시간마다 왕겨를 갈아야 완성되는 수고 끝에 진한 한약 같은 국물이 완성되고, 겨울이면 전국 손님들로 가득 찬 이곳에서 보양식을 맛보며 가오슝 여정을 마무리한다.
두 번째 편은 타이중과 신주·신푸 일대로 향한다. 타이베이에서 기차를 타고 도시락을 곁들인 이동으로 시작해, 1917년 건설된 타이중 기차역에 도착해 일제 강점기 대만당업철로 중심지였던 흔적을 따라간다. 사탕수수 재배와 설탕 생산이 줄어든 오늘날, 여전히 사탕수수를 키워 흑당을 만드는 노부부를 찾아 즙을 추출해 오랜 시간 휘저어 끓이는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오랜 손품이 들어가는 단맛의 배경을 전한다.
이어 객가인들이 모여 사는 신주 신푸 마을로 이동해 50년 넘게 망치질을 이어온 전통 대장간의 부자를 만난다. 봄 농번기를 앞두고 농기구를 만드는 모습은 과거 농촌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근처에서는 30년째 국수를 만드는 장인도 등장한다. 밀가루 반죽을 양쪽에서 잡아당기며 춤추듯 면을 뽑고, 빨래를 널어놓은 듯 국수를 말리는 과정과 함께, 흐르는 물이 있는 대나무 통에서 면을 집어 먹어보는 이색 체험까지 소개한다.
타이중과 신푸 일대의 음식 이야기도 이어진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연기가 쉴 새 없이 피어오르는 식당이 나오는데, 대형 화덕 속 철판에 방목해 기른 닭고기를 넣고 한 시간가량 구운 뒤 특제 양념을 발라 내는 통닭 요리가 기다린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 오던 통닭을 떠올리게 하는 이 식당은 추억을 자극하는 장소로 그려진다. 또 다른 명물인 곶감은 음력 9월 구강풍이라 불리는 빠르고 건조한 바람과 나무를 태워 연기를 입히는 훈연 방식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만든다. 곶감과 닭고기, 한약재를 함께 끓인 시빙지탕은 몸과 마음을 채우는 보양식으로, 설탕과 곶감에 담긴 기다림과 노동이 대만의 달콤함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세 번째 편은 대만 중남부 도시 자이에서 시작한다. 도시 한복판 야구선수 동상을 통해 1931년 일본 고시엔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자이 농림학교 야구부의 이야기를 꺼내며, 지역이 품은 스포츠 역사를 짚는다. 이어 외식 물가가 저렴하기로 알려진 대만에서도 소고기 내장탕 한 그릇을 500원에 내는 식당을 찾아간다. 올해 90세가 된 주인 할머니는 인근 대학생을 위해 값싼 음식을 내면서 기부와 선행을 이어가고 있어, 따뜻한 삶의 태도와 음식이 함께 전해진다.
자이에서의 하루는 신앙과 향 문화, 음식이 어우러진다. 자이 성황묘에서 성황신 앞에 향을 피우며 신에게 기도하는 사람들과 함께 소원을 빌고, 기도와 명상, 공부 때까지 향을 피운다는 대만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이어 신강 향예술문화원을 방문해 가루를 묻혀 손으로 향을 만드는 장인을 만나고, 막대와 나선 모양은 물론 제사상에 올리는 고기·생선 모양 향 등 다양한 형태의 향을 살펴본다.
명절을 앞두고 분주한 분위기 속에서는 고기 요리도 빠지지 않는다. 중국 본토에서 유래한 샹창과 라러우는 양념한 고기를 훈제하고 며칠 동안 말려 만드는 음식으로, 정성이 들어간 깊은 맛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루가 저물 무렵에는 대형 하이힐 모양의 유리 건축물인 하이힐 교회를 찾아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일몰을 바라보며 일정을 정리한다. 이후 메이산 공원으로 이동해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른 뒤 다리 위에서 산과 바다,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자이의 자연경관을 체감한다. 마지막 여정은 윈린의 바닷가 마을에서 숭어를 가득 실은 배를 따라가 어란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숭어알을 손질해 말리는 과정과, 껍질이 터진 어란을 돼지 내장으로 보완해 상품성을 살리는 손길까지 담아내며, 고급 요리로 여겨지는 어란을 마음껏 맛보는 풍경으로 자이 일대 기행을 마무리한다.
마지막 네 번째 편의 무대는 타이베이와 인근 소도시 이란이다. 타이베이에서는 먼저 장제스 동상이 자리한 중정기념관을 찾아 대만 현대사와 맞닿은 공간을 둘러본다. 이어 최대 번화가 시먼딩 거리로 발걸음을 옮겨, 대만의 국민 음식으로 불리는 루러우판을 내는 식당을 찾는다. 몇 년간 미슐랭 맛집으로 선정된 이곳의 덮밥은 간장 양념에 졸인 두툼한 삼겹살을 얹은 메뉴로, 값싸고 든든한 소울푸드로 소개된다.
연말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는 장면도 등장한다. 흐린 날씨에도 인파가 몰린 거리에서는 타이베이 101 타워 신년맞이 불꽃놀이를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인근 편의점은 냉장고와 출입문 유리를 떼어내고 계산대를 밖으로 내놓는 등 동선 조정에 나서고, 수십 개의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며 차량 통제가 이뤄진다. 이에 맞춰 수백 대의 공유 자전거가 준비돼 시민과 여행객의 이동을 돕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광장에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불꽃놀이를 기다리는 열기가 더해진다. 불꽃이 터지는 순간 환호를 올리고 새해 인사와 소원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다.
밤이 깊어지면 무대는 랴오허제 야시장으로 옮겨간다. 형형색색 조명이 늘어선 시장은 대만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로, 특히 화덕 안에 붙여 구워내는 후자오빙은 후추를 더한 고기 양념과 밀가루 반죽이 어우러진 간식으로 소개된다. 미슐랭 빕 구르망에 선정된 우육면 식당도 들러 푸짐한 고기와 진한 국물의 조합을 맛보며 타이베이의 또 다른 소울푸드를 경험한다.
타이베이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이란은 소도시 여행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여행단은 노란 택시를 타고 도시 명소를 돌아보는 택시 관광에 나선다. 기사 추천으로 찾은 청수지열공원에서는 김이 피어오르는 온천수에 달걀과 옥수수, 고구마, 밤을 넣어 익혀 먹는 체험을 즐기고, 이어 족욕탕에서 온천에 발을 담그며 이동 중 쌓인 피로를 푼다. 택시 박물관에서는 오래된 차량에 올라타 예전 택시의 분위기를 느끼며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란의 맛과 농업도 함께 비춘다. 30년 전통의 짜장미엔 식당에서는 2,500원 가격의 짜장면을 선보이며, 한국식 짜장면과 비교해 먹는 재미를 전한다. 대만 최대 대파 생산지이기도 한 이란에서는 한창 수확 중인 농장을 찾아 크기가 작고 수분이 많은 대만 대파의 특징을 살펴보고, 그 대파로 만든 전병 총유빙을 맛본다. 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이어지는 이 여정은 타이베이와 주변 지역을 묶어 대만 여행의 다양한 풍경을 한 번에 보여주는 구성으로 마무리된다.
‘세계테마기행’ ‘대만 여행, 대만족입니다’는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매일 저녁 8시 40분 EBS1에서 방송된다.